알파채널님의 작품
우리는 서로를 짐작할 뿐
BL
5년 만에 마주친 고등학교 동창, 김현오와 김찬이. 그러나 둘의 상황은 완전히 뒤바뀌었다! 인기 많은 싸움짱에서 무기력한 프리터가 된 현오. 학교폭력에 시달리던 왕따에서 환골탈태하여 꽃미남이 된 찬이. 두 사람이 서로의 상처를 어루만지는 알콩달콩 재회기. *** 고등학교 때 김찬이는 유달리 하얗고 뚱뚱했었다. 다들 그를 돼지 새끼라고 불렀다. 지금은 몸이 절반 가까이 줄어들어 있었다. 그때와 변하지 않은 곳이라고는 찹쌀떡처럼 흰 피부뿐이었다. 얘가 이렇게 키가 크고 어깨가 넓었나. 눈은 크면서 동그랗고, 코는 오뚝했다. 순하고 다정한 인상이었다. 순정 만화에 나오는 남자 주인공처럼 근처에 반짝이는 효과가 떠다닐 것 같다. 동물에 비유하자면, 뭐랄까. 개? 다람쥐? 토끼? 그래, 토끼다. 토끼 같았다. 늘씬한 흰 토끼. 김찬이의 변화가 놀라웠다. 첫눈에 못 알아볼 만도 했다. 김찬이가 작게 헛기침했다. 그제야 너무 오랫동안 그의 얼굴을 쳐다보았다는 걸 깨달았다. “너 많이 달라졌네.” 김찬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순식간에 그의 귀와 뺨이 새빨개졌다. 쟨 고등학교 때에도 저랬다. 툭하면 얼굴을 붉히던 모습이 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