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은립님의 작품
광야(狂夜) -전생편-
일개 궁인에게서 태어난 6황자 진유수는 낮에는 태자의 글 공부 스승으로 밤에는 황제의 노리개로 살아야만 했다. "둘이 있을 때는 예전처럼 불러보거라. 응?” “……형님.” 그러던 어느 날, 황제가 갑작스럽게 붕어하고 태자가 새로운 황제가 되었다. 새로운 황제는 형님과 똑같은 눈빛으로 첩이 되라고 명했다. “내 곁에 남으십시오, 숙부님. 황제로서 명합니다.” “그렇다면, 음욕 가득한 황상의 몽둥이로 이 몸을 갈가리 찢어 주세요.” 그대의 아비가 그랬던 것처럼. 아버지와 아들, 두 황제가 사랑한 단 한 사람. 그러나 돌아오지 못하고 흩어진 연정. 세 사람의 전생편.
트리거
볼펜 하나를 가져오면 일억을 준다는 의뢰. 궁핍한 처지의 식구들을 위해 한서진은 하룻밤 상대를 가장해 대일항공 전무, 최무현의 집으로 향한다. 그러나 냉소적인 미소와 차가운 눈빛, 흐트러짐 없이 깔끔하고 완벽하게 보이는 무현은 서진을 차갑게 밀어내고, 서진은 마지막 자존심을 접으며 그에게 애원하는데……. * * * “자정이에요. 이미 너무 늦었고……. 이대로 돌아갈 수는 없어요. 뭐든 하게 해 주세요.” “자정이라고?” 그의 입술이 순간 일그러졌다. 짙어진 동공, 서진을 향하던 무심한 시선이 갑작스레 분노로 젖어 들었다. 무엇이 그를 자극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그는 단단히 화가 난 사람처럼 빠르게 시선을 돌리고는 주먹을 쥔 채 벽을 치기 시작했다. 광폭한 그의 행동이 언제 제게 튈지 모를 일이었기에 서진은 그곳을 벗어나고 싶었다. 서진이 그를 지나칠 때였다. “어디 가?” 피에 젖은 그의 손이 불쑥 서진을 향해 뻗어 왔다. 그는 서진의 팔을 잡은 채 거울에 기댔던 머리를 떼어 냈다. “내, 내가 필요 없다고 한 거 아니었어요?” “누가?” 의미심장한 웃음과 함께 가늘게 눈을 뜨고는 서진을 바라보는 눈빛이 집요했다. 그가 손가락을 밀어 넣어 타이를 잡아 내렸다. 그의 손이 빠르고 능숙하게 단추를 풀어 나갔다. “제 발로 들어온 먹이인데, 맛있게 먹어 줘야지.” ※강압적인 관계 묘사가 있습니다.